우아한테크코스 한 달 생활기
질문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요즘 가장 절실히 느끼고 있는 말이다. 우아한테크코스에는 용기 있는 크루들이 많다.
슬랙에서도 주저 없이 질문과 토론을 주고받고 강의 중에도 모르는 것이 생기면 바로바로 질문한다.
사실 처음에는 이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나에겐 두 가지 용기가 없었다.
첫 번째,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첫 번째 용기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용기다.
리뷰어에게 DM을 보낼 때도 초안을 쓰고 있는 날 보며 한 페어는 나에게 왜 이렇게 모든 일에 신중하냐고 물었다.
상대가 한 말을 내가 잘 이해한 것이 맞는지, 내 질문이 이상하게 들리지는 않는지, 모든 것이 신경 쓰였다.
내가 이걸 몰라도 되는 걸까? ‘왜 이런 걸 물어보지?’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질문할 용기가 없어서 모르는 것이 있어도 혼자 찾아서 해결하려고 했다.
코치와의 면담에서 고민을 얘기할 기회가 있어 이 얘기를 했다.
워니는 어차피 학습을 위해 모인 곳이고 가르쳐주려고 있는 사람들이니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씩 코치들에게 질문하기
라는 미션을 주셨다.
“제 닉네임 아세요?” 같은 것도 질문에 포함된다면 이 미션은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소한 질문이어도 일단 대화를 시작하면 더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질문은 질문을 낳았다.
두 번째, 나의 지식수준을 정확히 마주할 용기
두 번째 용기는 자신에게 필요한 용기다.
질문을 하기 위해선 생각을 잘 정리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나의 지식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걸 왜 이렇게 했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설명하지?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것들과 정확히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그냥 일단 회피하고 싶었다.
페어 프로그래밍은 코드를 구현하는 시간보다 토론을 하는 시간이 더 긴 프로그래밍 방법이다.
페어 프로그래밍을 하면 내 의견을 잘 말하는 법과 상대의 의견을 잘 듣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처음에는 갈등을 피하려고 토론을 피했다. 하지만 내 생각을 얘기했더니 의외로 갈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내가 어설프게 알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채울 수 있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미션을 진행할수록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자주 들어 마음의 여유를 갖는 연습을 했다.
햇살이 좋은 날, 혼자 걸으며 머릿속으로 스스로에 대해 회고를 하는 것이다.
조급해하지 말자. 불안해하지 말자. 남들과 비교하지 말자.
너무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자.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
가끔은 이상한 질문을 해도 괜찮고,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솔직히 말하면, 레벨 1을 마무리하는 지금도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어렵다. 불안한 마음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은 당분간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 ‘가고 있음’ 에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