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
넌 그게 재미있어?
지난주에 무작정 찾아간 바다 앞 카페에서 노트북 속 검정 화면만 보고 있는 나에게 언니가 한 말이다.
이게 재미있냐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매 순간 재미가 있지는 않다. 의도한 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화도 나고 새로운 문제에 부딪히면 답답하기도 하다.
어쩌면 재미를 느끼기엔 이제 너무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도 좋다.
매일 숨을 쉬고 잠을 자는 것이 재밌지도 질리지도 않는 것처럼
개발자로서의 1년도 매 순간 재밌지는 않았지만 매일 해도 질리지 않는 일이었다.
안녕하세요 바다입니다 🌊
처음 닉네임을 정할 때가 생각이 난다.
그때는 단순히 아무 뜻 없는 영어 이름이 싫어서, 내 이름과 관련된 한글 이름이 좋아서 바다
라고 정했었다.
그렇게 10개월을 지내다 보니 나에게 더 큰 의미를 가져다준 이름이 되었다.
우아한테크코스를 하며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문득 바다를 찾았다.
그럴 때마다 바다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말없이 기다려주는 것도 좋았고 끝없이 펼쳐져 한계가 없는 듯한 모습도 좋았다.
무엇보다 고요해 보이지만 속에서 깊고 단단함이 느껴지는 것이 제일 좋았다.
그런 사람이, 그런 개발자가 되고 싶다.
힘들 때 찾아갈 수 있는 든든함을 가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어도 위로가 되는,
잔잔해 보이지만 오랜 경험으로 쌓인 실력과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갖춘,
그런 개발자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끝이 아닌 시작
벌써 일 년이 끝나간다. 이제 내 목표를 향해 첫발을 떼려 한다.
내가 잘하고 있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자라고 있다.
막막하게 느껴졌던 과제들을 하나씩 해치우고 이 글을 쓰며 돌아보는 지난 10개월은 후회 없이 치열했다.
마지막 레벨을 보내면서 여러 걱정들로 힘들어하는 크루들이 많다.
나 역시 한순간도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버티게 해준 주문 같은 말이 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지금, 나의 팀원들과 옆에 있는 크루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우린 잘했고, 잘하고 있고, 그러니 잘 될 것이다!